abstract
| - 윌리엄 리차드 바그너 [(Wilhelm) Richard Wagner, 1813. 5. 22 라이프치히~ 1883. 2. 13 베네치아]는 독일의 극음악 작곡가·이론가이다. 바그너는 그 시대의 음악 장르를 넘어서서 종합예술인 오페라를 창조해 나가는데 악극의 창시자로 일생 동안 가장 독창적인 극음악을 작곡해 홀로 외롭게 싸워나갔다. 1813년 태어나 피아노와 작곡을 독학하고 자유로운 인간의 자기실현을 표현하는 극음악을 작곡한 독일의 오페라 작곡가이며 이론가인 바그너가 오페라 음악을 통해 이룬 혁신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고, 그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던 사람들조차 그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주요 작품은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Der fliegende Holländer〉(1843)·〈탄호이저 Tannhäuser〉(1845)·〈로엔그린 Lohengrin〉(1850)·〈트리스탄과 이졸데 Tristan und Isolde〉(1865), 그리고 4부작 〈니벨룽겐의 반지 Der Ring des Nibelungen〉(1869~76) 등이 있다. 바그너 악극은 예술의 규모와 영역면에서 볼 때 독특한 업적이었다. 그는 여러 가지 재료들을 한데 응축시켜 자유자재로 구사했고,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전설에서 따온 소재들을 적절히 선택하여 극의 구도 속에 집어넣었다. 이 구도에서 그는 아이스킬로스가 쓴 〈오레스테이아 Oresteia〉를 모델로 택하여 원작품의 플롯에서 결정적인 중요한 사건만을 취하여 줄거리를 단순화했으며, 행위는 주로 인물의 동기부여 과정에 할애했다. 그는 대본인 시극에 음악을 붙이는 데 있어서 거시적 설계에 능했고, 이것은 베토벤으로부터 배운 것이었다. 이처럼 커다란 윤곽은 유지하면서도, 계속 주도동기들을 발전시킴으로써 심적 상황이 이루는 미묘한 변화를 반영했다. 이러한 동기사용법이 독단적이고 너무 사실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이것은 바그너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바그너 자신은 동기를 '느낌의 반영물'이라 불렀고, 동기가 갖는 본질적으로 감정적이고 쉽게 변화하는 성질로 인해 이것들을 교대하거나 변형·결합하는 수법을 흔히 사용했으며, 따라서 바그너에게 동기는 극의 상징적 차원을 넘어서서 느낌의 미묘한 변화에 대한 표현의 기능을 한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한 결과 새로운 예술 형식을 만들 수 있었는데, 그 가장 뚜렷한 특징은 연극·언어·음악이라고 하는 3가지 차원에서 심오하고 복합적인 상징주의가 작용한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상징주의가 갖는 중요성은 바그너의 후기 작품에 갈수록 더욱 커졌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를 제외한 그의 성숙기 작품들은 한결같이 '사랑을 통한 구원'이라는 낭만적 주제를 갖고 있다. 이 주제는 초기의 3개 오페라들에서는 다소 순박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이후의 악극들에서는 보다 심층적인 이념 복합체를 나타내기 위한 촉매 역할로 승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니벨룽겐의 반지〉에서는 독일 민족주의, 민족을 넘어선 사회주의, 쇼펜하우어 철학, 불교, 그리스도교 등 적어도 5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사상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또다른 차원에서 바그너의 작품들에는 성적 금기에서 비롯된 권력 콤플렉스, 근친상간, 모성집착,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등 정신분석적 주제들이 다루어져 있어 그의 선구자적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노발리스(1772~1801)를 비롯한 독일 낭만 시인들이 탐닉한 '밤'·'죽음' 등의 주제에서 시작해서 인생을 사악한 환영이라 고발하고, 생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는 쇼펜하우어적 관념, 나아가 성적 욕망과 죽음의 갈구가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는 근대 심리학적 발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상징주의 노선을 밟고 있다. 한편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는 원숙한 지혜와 유머를 갖고 젊음의 혈기와 노년의 체념, 젊은이의 사랑의 환희, 음악의 소중함 등 친숙한 주제들을 보편적인 차원에서 다루고 있어서 그의 다른 작품들과 구별된다. 마지막 작품 〈파르지팔〉에서는 또다시 심오한 차원의 상징적 주제로 되돌아갔다. 바그너는 종교 주제를 너무 개인적으로 다루어 종교적 사랑과 세속의 사랑이라는 두 개념을 한데 섞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후대 심리학의 연구 결과를 놓고 보면 종교적 경험과 성적 경험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러한 통찰은 그가 살던 시대를 앞지른 것이었다. 〈파르지팔〉에서는 순진무구와 순결, 성적인 탐닉과 고통, 회한과 성적 체념 등과 같은 주제를 열정과 깊은 사랑으로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무의식 속으로 깊이 침잠해 들어감으로써 그의 어느 작품보다도 환상적 면모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악극 작가, 작곡가로서 바그너가 끼친 영향은 지대한 것이었다. 오페라 작곡가들 중 어느 누구도 직접 대본을 쓰는 데 바그너를 따를 사람이 없었으며 또한 극적인 깊이와 연속성, 작품들 간의 일관된 주제 등 바그너가 이룬 개혁 내용들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바그너의 영향은 순수음악 영역에서 더욱 컸다. 그는 실로 광대한 표현 영역을 개척함으로써 작품마다 독특한 감정세계를 깃들게 했고, 독일 음악의 선율, 화성 양식을 감정적·감각적 강도에서 절정에 올려놓았다. 바그너 이후의 음악사 중 상당한 부분이 바그너가 이루어놓은 혁신들에 대한 확장이거나 아니면 이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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