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허 (花子處)는 검술에 능한 이병아의 남편이며 서문경의 의동생이였다. 서문경은 화자허의 부인인 이병아가 떠올랐다. 지난번에 초대를 받아갔다가 돌아올 때에 몇 마디 얘기를 나누는 사이에도 은근슬쩍 웃음을 보이던 이병아의 모습이 머리 속을 가득히 채운 것이었다. 동경에서 석방되어 돌아온 뒤로 화자허는 죽을 때까지 한번도 외박을 한 적이 없었다. 몸이 쇠약해졌을 뿐아니라 , 정신적으로도 이미 지칠대로 지쳐 실의에 빠져서 그는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다. 이병아의 편지에는 자기가 맡긴 보물상자 속의 금붙이와 보석을 일부 처분해서 대금을 청산할 터이니, 우선 당신의 돈으로 화자허의 집을 매입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부탁의 말이 적혀 있었다. 만족하지 못한 서문경은 의형제까지 맺은 이웃집 화자허의 부인 이병아와 밀통을 하여 화자허가 24세의 젊은 나이에 화병으로 세상을 뜨게 만들었다. 어차피 현청에 나오기 전에 판결은 내려놓은 상태였다. 자칫 화자허의 형제들이 현지사의 판결을 불복하고 동평부의 부지사한테 항소라도 할까 싶어 송사를 하는 체 하고 있을 뿐이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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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허 (花子處)는 검술에 능한 이병아의 남편이며 서문경의 의동생이였다. 서문경은 화자허의 부인인 이병아가 떠올랐다. 지난번에 초대를 받아갔다가 돌아올 때에 몇 마디 얘기를 나누는 사이에도 은근슬쩍 웃음을 보이던 이병아의 모습이 머리 속을 가득히 채운 것이었다. 동경에서 석방되어 돌아온 뒤로 화자허는 죽을 때까지 한번도 외박을 한 적이 없었다. 몸이 쇠약해졌을 뿐아니라 , 정신적으로도 이미 지칠대로 지쳐 실의에 빠져서 그는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다. 이병아의 편지에는 자기가 맡긴 보물상자 속의 금붙이와 보석을 일부 처분해서 대금을 청산할 터이니, 우선 당신의 돈으로 화자허의 집을 매입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부탁의 말이 적혀 있었다. 만족하지 못한 서문경은 의형제까지 맺은 이웃집 화자허의 부인 이병아와 밀통을 하여 화자허가 24세의 젊은 나이에 화병으로 세상을 뜨게 만들었다. 어차피 현청에 나오기 전에 판결은 내려놓은 상태였다. 자칫 화자허의 형제들이 현지사의 판결을 불복하고 동평부의 부지사한테 항소라도 할까 싶어 송사를 하는 체 하고 있을 뿐이었다. 상시절도 화자허의 죽음은 더없이 애통했다.“이제 서문구걸이 되고 말았네.”상치절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아쉬운 듯 주절거렸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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