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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오신화[金鰲新話]는 조선 초기 문인 김시습(金時習:1435~93)이 지은 한문 단편소설집이다. 매월당 김시습의 금오신화는 고려 시대의 패관 문학에서 싹튼 소설적 창작 활동을 발전시켜 본격적인 고대 소설을 개척했다고 평가받는다. 금오신화는 만복사저포기 〈萬福寺樗蒲記〉·이생규장전 〈李生窺牆傳〉·취유부벽정기 〈醉遊浮碧亭記〉·남염부주지〈 南炎浮洲志〉·용궁부연록 〈龍宮赴宴錄〉 등 5편이 실린 작품집이다. 원래는 작품이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 5편밖에 전해지지 않는다. 판본(板本)도 김시습 자신이 돌방에 감추어서 세상에 내놓지 않았다고 한 만큼 간본(刊本)은 없고 필사본만 전한다. 이것을 일본에서 두차례 번각(飜刻)했고 그중 1884년에 나온 일본판(大塚本)을 최남선이 1927년 〈계명 啓明〉 제19호에 소개함으로써 국내에 알려졌다. 각 편들은 산 사람과 죽은 사람, 이승과 저승, 현실과 꿈들이 대립되는 세계에 속한 두 인물이 만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만복사저포기〉는 남원에 사는 가난한 노총각 양생(梁生)이 왜구의 침입 때 정절을 지키다 죽은 처녀의 환신(幻身)과 만나 사랑을 나누다가, 처녀가 떠난 후 장가를 가지 않고 산에서 약초를 캐며 살았다는 내용이다. 〈이생규장전〉은 개성에 사는 이생(李生)과 최녀(崔女)가 부모의 반대를 극복하고 부부가 되었으나 홍건적의 난으로 최녀가 죽음을 당한 후 환신하여 이생과 부부생활을 한다. 최녀는 다시 떠나고 이생 또한 죽음을 택한다는 내용이다. 〈취유부벽정기〉는 송도에 사는 홍생(洪生)이 평양 부벽정에서 취해 놀다가 기자조선 마지막 임금의 딸인 기씨녀(箕氏女)를 만나 나라가 망한 사연을 듣고 울분과 감회를 나누다 헤어진 후 선계(仙界)로 간다는 내용이다. 〈남염부주지〉는 미신과 불교를 배척하는 경주 박생(朴生)이 꿈 속에 염라국에 가 염왕과 토론하고 돌아온 후 염라국 왕이 되어 세상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용궁부연록〉은 송도의 한생(韓生)이 용왕의 초대로 용궁에 가 시 짓는 재능을 발휘하고 돌아온 뒤 세상의 명리에 뜻을 두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각 편들은 현실적인 것과 거리가 먼 신비로운 내용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전기소설(傳奇小說)인 전등신화 (剪燈新話)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평가된다. 그러나 첫째, 최녀로 대표되는 굳건한 기상이나 의지를 지닌 한국적 인물들을 창조했다는 점, 둘째, 공간적 배경을 조선으로 함으로써 주체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점, 셋째, 주인공들의 비극적 결말을 통해 작가의 기구한 처지를 투영하고 있다는 점, 넷째, 애민적(愛民的) 왕도정치사상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 등은 작가의 창작의도를 알 수 있게 한다. 특히 유가적 선비의 입장을 견지하던 주인공들이 불교적 인연관이 투영된 만남을 통해서 결국엔 죽음이나 부지소종(不知所終:어디에서 일생을 마쳤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뜻)의 도가적 모습으로 귀결되고 있는 공통점은 유·불·도 3교를 두루 통하고 화합을 지향했던 작가의 철학체계가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 소설의 발달과정에서 볼 때 이 작품은 수이전〈 殊異傳〉의 〈최치원 이야기〉, 〈보한집 補閑集〉의 〈이인보(李寅甫) 이야기〉 같은 명혼설화(冥婚說話)와 삼국유사의 〈조신(調信) 이야기〉 같은 몽유설화를 계승하여 소설이라는 문학양식을 확립시켰고, 그 이후 소설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또한 국외로는 일본의 전기문학인 도기보코[伽婢子]의 형성에도 영향을 주었다. 분류:신화 분류:까마귀신 분류:유불선 분류:삼족오 분류:금오 분류:금오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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