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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피게네이아 (Iphigeneia)는 아가멤논의 딸이다. 파리스가 헬레네를 데리고 트로이로 왔을 때에 트로이의 반응은 대환영이었다. 헬레네 그 미모에 반하여, 파리스는 영웅이 되었고 헬레네는 트로이의 자랑이 되었다. 그러나 프리아모스왕은 이 미모의 여인이 자신들에게 전쟁의 비극을 가져오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으나 헬레네를 자신의 정당한 며느리로써 맞아주었다. 파리스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스에서 파리스가 스파르타에서 훔쳐간 보화들과 헬레네를 돌려달라는 요청이 왔을 때에 파리스는 보화들은 돌려줄 수 있으나 헬레네는 돌려줄 수 없다고 하였다. 프리아모스의 딸이었던 카산드라는 예언의 능력이 있어 헬레네를 대하는 순간 자신들에게 닥칠 비극의 전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아무도 들으려하지 않았고, 큰아들 헥토르도 아버지에게 뜻에 반대하지 않았다. 부친에 대한 존경이 컸기 때문이었다. 다만 운명의 시각이 자신들에게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느겼을 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파리스가 헬레네를 돌려달라는 그리스의 요청을 반대하자 곧 그리스에서 트로이를 침공하기 위해 군대를 모은다는 소문이 전해져왔고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느낀 헥토르는 전열을 가다듬어 전쟁을 대비하기 시작 하였고, 동맹국들의 참전을 종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전쟁준비를 완료한 그리스군은 아울리스항에 총집결을 하였다. 결전을 준비한 병사들의 각오도, 트로이쯤은 단번에 박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들은 트로이로 향할 수가 없었다. 배를 움직여줄 바람이 불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렇게 바람을 기다리기를 하루, 이틀, 열흘. 병사들의 사기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고 도처에서 불만과 의심이 일어난 것이다. 신들이 그리스군을 돕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토록 바람이 불지 않을 수가 있는 것인가? 장군들까지 불만을 토로하자 총사령관인 아가멤논은 예언자 칼카스에게 바람이 불지 않는 원인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칼카스의 대답은 뜻밖의 것 이었다. 아가멤논이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를 화나게 했다는 것이었다. 아울리스항에 군대가 집결하고 있을 때, 아가멤논이 사냥을 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르테미스에게 봉헌된 숲에 들어가 여신이 아끼던 사슴을 죽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말은 아르테미스 여신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아가멤논의 딸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어찌 이런 일이! 아가멤논은 차마 자신의 예쁜 딸을 제물로 바칠 수 없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러자 이에 화가 난 장군들이 무더기로 아가멤논을 찾아와서는 아가멤논에게 항의하였다. "우리는 대의를 위해서 이곳에 모였는데 장군이 그처럼 자신의 입장만 생각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 없소이다. 우리는 즉각 돌아가겠소!" 아가멤논도 이제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음을 깨달았다. 자신의 동생 메넬라우스 조차도 어렵게 모인 군대가 모두 돌아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그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는 아내 클뤼타임네스트라에게 편지를 보낸다. 내용은 이피게네이아를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키려 하니 빨리 딸을 보내라는 것이었다. 편지를 받은 클뤼타임네스트라는 전쟁을 하러떠나는 마당에 결혼식이라니?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피게네이아를 아가멤논에게 보내주었다. 이피게네이아는 아무것도 모른 채, 영웅의 아내가 된다는 사실에 기뻐 어쩔줄을 몰랐다. 가련한 여인의 운명이여! 이피게네이아를 맞이한 아가멤논은 차마 딸에게 사실을 말해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속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딸에게 거짓말을 하였다. 그리고 그녀는 신부의 차림으로 꾸며졌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인도되어 그리스군의 앞에 섰을 때에 그녀는 이것이 그녀의 아버지가 말한 대로의 결혼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의 눈에 보이는 것은 결혼식의 모습이 아닌 제물을 바치기 위한 제단이었던 것이다. 그녀가 깨달았으나 그 상황에서 이미 어찌할 수는 없었다. 다만 아버지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를 향해 애처로운 눈빛으로 눈물을 흘렸을 뿐이었고 아가멤논은 이를 외면하였다. 아킬레우스는 영문도 모른 채 이 가여운 처녀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을 뿐이었다. 제단 앞에 놓인 그녀의 목으로 제물을 바치려는 무정한 칼날이 떨어지는 순간, 이를 지켜보고 있던 아르테미스 여신은 문득 이 처녀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희생되기에는 처녀가 너무도 애처로웠고 또 아름다웠다. 그래서 칼날이 그녀의 목을 파고드는 순간 아르테미스는 사방에 구름을 일으키고는 재빨리 그녀를 빼돌렸다. 그 대신 제단에 사슴 한 마리를 던져놓았다. 아르테미스는 이피게네이아를 구해서 타우리스로 데려가 자신의 여제관으로 삼았다. 그곳에서 이피게네이아는 나중에 오빠인 오레스테스를 구해주게 된다. 아무튼 순간적으로 구름이 일어났다가 흩어지고 나니 제단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것은 이피게네이아가 아닌 사슴이었고 사람들은 괴이한 일이라며 수근 거렸다. 아무도 그 영문을 알 수 없었으나 칼카스만은 여신이 이피게네이아를 데려갔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를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은 아가멤논의 아내인 클뤼타임네스트라의 가슴속에 원한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이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그리스 군대는 환호성과 함께 트로이를 함락하고 헬레네를 되찾아오기 위한 힘찬 출발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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