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 - 대일경(大日經)은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大毘盧자那成佛神變伽持經>의 약칭이다. 비로자나 란 태양의 별명으로서 모든 어둠을 걷어내고 두루 빛을 밝히는 덕(德)을 갖고 있다. 세간의 태양은 방향성을 가지면 안과 밖을 가지며 낮과 밤의 구별을 가지고 있으나 여래지혜의 일광은 일체처에 걸쳐 두루두루 대조명을 비추며 내외,방소,주야(內外·方所·晝夜)의 구별이 없기 때문에 대일(大日)이라고 한다. 대일경은 밀교의 근본경전 중의 하나로서 7세기 중반쯤 서인도에서 성립되었으며, 밀교사상의 기치를 들고 새롭게 등장한 경전으로서 아함경이래 부파불교를 거쳐 대승불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전들이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해서 이루어져 왔던 데 비해, <대일경>은 이러한 전통과 철칙을 무시하고 돌연 그 어떤 역사성도 갖지 않은 진리를 인격화한 우주불 대일여래(宇宙佛 大日如來)를 교주화함과 동시에 나아가서는 석가모니불을 비롯한 시방삼세의 모든 부처님의 총수로서 등장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설법을 듣고 있던 청중들 또한 지금까지의 아난이나 사리불이 아니라 옛날부터 무신으로서 인도인들에게 친숙했던 금강수(金剛手)를 비밀주(秘密主)란 특별한 이름을 갖는 상수보살로 미륵·보현·문수 등과 같은 대승보살들과 함께 등장시키고 있다. 이 경은 중국 당나라때 선무외(善無畏)가 한역한 것으로 원전은 전해지지 않는다. 전체 7권 36품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언삼부경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이 경전의 명칭이 뜻하는 바는 大日如來(비로자나불)가 체험한 성불의 경지와 비로자나불이 나타내 보여 주는 신변가지(神變加持)를 설하는 방광(方廣) 대승경 중의 가장 으뜸이라 이름 붙여진 법문이란 것으로 경의 내용을 단적으로 함축하고 있다. 신변가지(神變加持)는 부처님이 부사의한 위신력으로써 중생을 가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곧 경은 대일여래라고 하는 새로운 교주와 현등각(現等覺) 곧 즉신성불(卽身成佛)이란 수행과(修行果)를 경제(經題)로서 당당하게 내세우면서, 법화경이나 화엄경과 같은 대승경전은 물론 종래의 밀교경전에서 조차 볼 수 없었던 참신함과 새로운 사상전개의 경전임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제1 입진언문주심품 <入眞言門住心品>부터 제31 <촉루품>(이상제1권∼6권)까지가 대일경의 원본으로서 당나라 학승인 무행이 인도에서 가져온것이다. <대일경>의 서론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품이라고 할 수 있는 제1품인 <주심품>은 대개 진언밀교에 대한 교리를 조직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대일경이 보는 인간관과 오도관(悟道觀)으로 천차만별의 마음을 갖는 우리 중생들의 세계를 묘사하고 있다. 경(經)은 우리 중생들의 갖가지 온갖 마음들을 부처의 마음과 일치해 가는 과정으로서 마음, 곧 보리심 전개과정의 모습이라 설하고 있다. 다시 말해 대일경의 인간관은 매우 긍정적이다. 예를 들어 구제 불능인 闡提라 할지라도 그 사람은 성불을 향한 길에서 탈락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성불과정의 한 수직선상에 있는 한 단계의 主心으로서 생각한다. 따라서 그 어떤 번뇌망상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열심히 그리고 올바르게만 수행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보리를 얻을 수 있다는 관점이다. 그리고 경은 성불가능의 근거로서 인간의 마음 본성은 본래 자성청정한 것으로 부처와 그 어떤 차별도 없는 일절지지(一切智智),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깨닫는다, 보리를 얻는다, 성불한다고 하는 것은 자성청정한 자기의 심성을 있는 그대로 여실하게 깨닫는 것, 곧 여관지자심(如實知自心) 이라 강설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자기의 본 마음은 자성청정한 마음, 일체지지의 마음, 곧 부처의 마음 바로 그것이라는 것을 깨달아 현재 갖고 있는 중생의 마음에서 빨리 벗어나 본래의 자기, 잊어버리고 있던 자기의 고향으로 되돌아가 본래의 자기를 되찾는 것이야 말로 성불이라고 본다. 경(經)은 중생의 마음에서 벗어나 자기 본래의 청정했던 자기 고향에 되돌아가는 과정을 불교 의 교리발달 과정 단계에 비유하여 세간산주심(世間三住心) - 성문주심(聲聞住心) - 녹각주심(緣覺住心) - 유식주심(唯識住心) - 중관주심(中觀住心) - 진언주심(眞言住心)의 8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사상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성불과정을 보리심 전개의 과정으로 확립함과 동시에 나아가서는 보리심 전개의 과정을 인도불교의 발달 과정으로 비유함으로써 밀교 사상을 소승 대승에 뒤이어 일어난 최후의 사상으로서 가장 수승한 최고 가르침임을 천명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주장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인간의 심성을 다룬 제1품인 주심품에 이어 제2품 <입만다라구연진언품> 이하31품까지는 조단(造壇 : 단을 설치함), 관정(灌頂 : 계를 받고 불문에 귀의할 때 불이나 향수를 정수리에 뿌린다는 뜻), 인계(印契 : 진언할 때의 손 모양)등 불타관과 계율사상 그리고 성불을 향한 실천행으로서의 행법에 대해서 밝히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본다면 부처의 문제, 곧 법신불로서의 대일 여래불과 만다라사상, 그리고 성자즉시관상(聲字卽是實相)의 의미를 반영하고 있는 다라니, 아자본불생(阿字本不生) 계율, 삼밀요가사상등을 폭넓게 설하고 있다. 석가모니불 일불(一佛)로부터 시작하여 법신·색신의 이신설(二身說)과 법신·보신·응신 또는 자성법신·수용신·변화신의 삼신불(三身佛) 등 점점 복잡하게 전개되는 불타관(佛陀觀)을 <대일경>은 일불(一佛로)서의 대일여래를 법신(法身)이라 규정한다. 그리고 이 법신 대일여래야 말로 시방 삼세의 모든 불보살님이나 명왕·천등의 근본 불로서 우리가 알고 있는 시방삼세의 불·보살·명왕·천 등은 법신 대일여래가 응화한 화신불에 지나지 않는 다고 하는 법신불 중심의 불타관을 재창한다. 다시 말해 태장계만다라에서 보는바와 같이 법신 대일여래는 대비태장 바로 그분으로서 시방삼세의 모든 불보살과 명왕들은 그분의 대비태(大悲胎)로부터 출생한 화현신이기 때문에 법신불과 화현불로서의 시방삼세의 불보살들은 서로 다른 속성을 가진 존재들이 아닌 동체임을 주장하는 불타관을 제시한 것이다. 곧 대일여래가 普門總德의 불이라면 시방삼세의 불보살은 一門 別德의 佛로서, 총덕이신 대일여래가 천차만별의 중생들을 구제 하기 위해 방편으로서 화현한 것이라느 주장으로 <대일경>은 이러한 대일여래 중심의 통일적 불타관을 주장하기 위해 태장계만 다라(물질적요소로서의 존재) 사상을 설하고 있다. 곧 태장계만 다라에는 중앙에 대일여래를 중심으로 하는 4불 4보살이 계시는 중대팔엽원이 안치되어 있으며 그 외측에 偏知阮 持明阮 蓮花部阮 金剛部阮 등 12개의 방으로 되어 있으면서 앞에서 말한 법신 대일여래의 통일적 보문적 불타관의 세계를 묘사하고 있다. 또 한가지 이 태장계만다라 사상에서 기억해야 할 것이 만다라를 통해서 如實知自心의 자심불을 되찾는 훈련이라 하겠다. 곧 만다라 (일체존재의 세계)를 통해 자기 속에 내재되어 있는 법신 대일 여래를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자심불을 보는 단계의 마음을 대일경에서는 밀교행자의 마음인 비밀장엄신이라 표현하고 있다. <대일경>의 계율사상은 보리심계이다. 菩提心戒란 자기 자신 바로 그것으로서의 身口意 三業을 '나는 보리 바로 그것'이라고 보는 여실지자심과 자심불사상 위에서 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보리심계는 소승계와 같은 금지 조문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無爲戒라고 부르기도 하며 또 자기 자신에게 서약하고 발원하는 셩격을 갖는 것이기 때문에 本誓戒라고 부르기도 한다. 밀교는 현실을 중요시하고 인간을 존중하면서 번뇌심중의 현재 자기의 몸과 마음속에 불신과 불심을 드러내 보이려는 사상에서 나온 행위철학이다. 그래서 밀교행자에게는 일거수 일투족과 입을 열어 내는 소리나 한 생각 일으키는 일념 그 모두가 자기를 드러내는 행위로서 자기의 현재 실상 바로 그것이다. 대일경에서 설하는 三密愉伽行이란 바로 이러한 사상에 기반을 둔 것으로 구체적으로 서원과 진언 그리고 阿卽佛의 유가행을 말한다. 곧 자기의 전 행위동작인 身口意의 삼업이 부처님의 삼밀과 차별이 없음을 알고 유가행(Yoga)을 함으로써 자기정화 자기수행하여 끝내는 자기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제32 <진언행학처품>부터 제36 <진언사업품> (제7권)까지는 공양절차법을 설하고 있다. 이 5품은 <금강정요략염송경>의 다른 변역으로 원래 별행한 것이다. 이것은 선무외가 가져온 것으로 원본과 함께 묶어 번역한 것이 곧 한역 <대일경>이다. 분류:심계 분류: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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